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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이 배우학교에서 첫시간에 이걸 물어본다.
1. 나는 왜 연기를 하려고 하는가.
2. 연기란 무엇이고, 연기자란 무엇인가.
3. 나는 누구인가.
왜 하려는지, 하려는게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 스스로에게 한번도 안물어 본 것 같다.
연기를 나의 경우로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1. 나는 왜 개발을 하려고 하는가.
2. 개발이란 무엇이고, 개발자란 무엇인가.
3. 나는 누구인가.
밖에서는 나를 개발자라고 소개를 한다. 무슨 프로그램을 만드는지 물어보면 그냥 응용프로그램 만들어요. 정도로 얼버무린다.
진지한 고민들. 얼마나 절실한지. 이길을 포기하고 싶을때 붙잡을 그 무언가가 있는지.
한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거 같다.
"개발하는게 재밌어요. 평생 개발자로 살고 싶어요."
주변에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을 한다.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지만 과연 애정과 열정이 언제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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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학교에는 이원종씨도 학생으로 나온다. 24년차 배테랑 연기자. 그런데도 여기를 다니겠단다.
극단에서 연기를 하고 묘한 쾌감을 느끼고 연기를 점점 할 수록 점점 쾌감을 느꼈던 그다.
"요즘은 재미가 없어요."
박신양씨도, 다른학생들도 조용해졌다.
"할 줄 아는게 이것 밖에 없어서 하고 있어요. 배우로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돈벌려고 연기를 하고 있는게 아닌지. 솔직히 말하면 지금 똥배우가 되었어. "
이원종씨는 씁쓸하게 웃었다.
앞에 학생이 자기소개하면서 우는게 솔직히 부러웠단다. 지금은 그정도로 순수한 감정도 남아있지 않다는 이원종씨.
"(연기를) 같잖게 본 것들도 있어요. 요정도면 되겠지 하는 것도 있구요. 썩 마음에 안드는 캐릭터를 OK하고 한 것도 있구요."
내키지도 않는 배역을 맡은 것도 스스로의 결정, 이정도면 되겠지도 스스로의 타협점, 같잖게 여긴 것도 스스로의 생각.
과연 이걸 학교에서 배울 수 있을까.
여기서 내가 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해보면서 그런 생각들을 바꿔가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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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연 개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까? 요정도면 되겠지하고 타협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에 아직 답을 못하겠다. 하지만 답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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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이 이원종씨의 대답에 물어본다.
"근데 정말 죄송한데요. 왜 진심으로 잘 안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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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답이 진심일까? 남들에게 있어보이려고 하는 대답이 아닐까? 정말 내 고민을 통해서 내 속에서 나온 대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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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씨는 유병재의 자기소개를 듣고 이렇게 물어본다.
"생각을 안해본 이야기를 남들앞에서 하면 상대방이 못알아 들어요. 아는걸 이야기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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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자. 남들앞에서 나를 개발자라고 소개할 수 있도록.
예능 1화를 보면서 참 많은 걸 느낀다.